갑자기 왠 속기? 냐는 이야기를 좀 들었지만, 사실 꽤 오래전부터 관심 가져왔던 속기사.
재택근무 가능한 평생직장에 대해 고민하던 중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키보드까지 장만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현재 상황은 대강 이렇다.
- 맞벌이 부부가 오롯이 둘의 힘으로 31개월 아들을 돌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기분
- 6월부로 단축근무가 끝났다. 다행히 배려를 받아 이전시까지 단축근무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중간에 이틀정도 근무해본 정시퇴근은 너무 매운맛이었다.(그나마 급여를 줄여서라도 10시에 출근했건만..)
- 아이가 유치원-초등학교에 가게 되면 돌봄에 대한 공백이 더더욱 커진다. 이 때는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긴 하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는 절대 평생직장으로 할 만한 일이 아니다 - 집순이인 나는 집에서 혼자 시간 조절해가며 일 하는 걸 좋아한다.
어찌어찌 현 직장에서 9년차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나는 혼자 일 하는걸 선호한다. 또한 현 직장에서 정년이나 정년 이후부터 일한다는건 상상이 안 된다. 그래서 늘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전문직을 꿈꿔왔었고, 가급적 손을 쓰는 기술직이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아하 하고 다시 떠오른 속기사.
이틀쯤 고민하고 나니 일단 키보드 실물을 보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기협회에 방문 일정을 잡았다. 마침 듣고싶은 교육이 있어 반차를 쓴 날이 있어 그때로 잡았는데,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원하는 시간대에 상담을 잡아주셔서 감사했다.
반차를 쓰고 나와 가산지부를 향했다. 1호선을 너무 오랜만에 타는 바람에 잘못 타서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자세한 설명을 듣고 키보드를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 키보드는 생각보다 키감이 부드러웠고, 생각보다 키보드 몸체가 높았다.
속기사에 대한 설명, 속기사의 종류, 자격증의 종류 등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듣다보니 뭔가 혼자서 공부를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일단은 자격증을 목표로 독학해보기로 하고 키보드 구매를 결정했다. 색상은 그레이로 결정. 한정판인 핑크가 있었지만..핑크가 아닌 민트나 블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 집에 아이패드가 있는고로 갤럭시탭 외 다른 사은품은 받지 않는 대신 금액을 할인받기로 했다. 대신 투명 키스킨은 하나 추가주문했다. 컬러 키스킨은 네이버 후기를 쓰면 준다고 하니 그때 받는걸로 하고..
협회 방문은 목요일 오후, 배송은 토요일 오후에 왔다. 가산지부에서는 키보드를 직수령할 수 없어서 살짝 아쉬웠지만, 택배로 무사히 겟. 그레이 색상에 투명 키보드가 생각보다 더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아들이 낮잠을 자는 틈을 타서 관련 프로그램을 깔고 테스트를 해 보았다.
음. 낯설다. 첫 느낌은 아직 낯설고, 당연하지만 속도는 두벌식 타자에 비교할 바가 못 된다.하지만 두벌식도 처음부터 잘 치진 않았고 연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속도가 늘었던 걸 생각하면.. 결국 시간과 연습이 필요한 문제인 것 같다.
빠르면 6개월 내에도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애 재우며 같이 자기 바쁜 워킹맘이니까. 자는 시간을 조금 씩 줄여서 연습을 한다고 치고 1년쯤 후의 자격증을 노려보기로 했다. 내년에는 자격증 시험에 검토/수정할 수 있는 시간도 추가된다고 하니.. 마음을 급하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차분히 해보기로 했다.
오늘은 키보드 수령 후 3일차다. 밤에 9시반 ~ 11시까지 기본 자리연습을 하고 있고, 약간 욕심이 생겨서 약어연습과 단문연습을 해 보고 있다. 고작 3일 했는데도 어제보다는 아주 조금씩 자리가 손에 익는게 느껴져서 소소하게 보람이 있다. 체력은 피곤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생활에 활력이 더 생기는 느낌이라고 할까?
복직하고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자기개발에는 손 놓고 있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뭔가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라 꽤 두근거린다. 자격증 후기를 올리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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